교관 과정 시험을 기다리면서 737 type rating을 취득했다.수많은 CBT 영상과, FCOM 1,2는 세스나와 비교할 수 없는 방대한 공부량을 요구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넘어가지 못하고 끝까지 알아내야하는 성격이라 진도가 더뎠다.
교육기관에서 준 자료들과 플로우 등 설명 누락된 것이 있어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해당 기관에서 이수하신 분들이 계셔서 도움을 받았다. 교육 첫날부터 간단한 OT를 진행하고 바로 그라운드 스쿨이 진행 되었다. 살인적인 스케줄이였지만, 파트너 형과 의지하며 잘 수료할 수 있었다.
지상학술을 하던 어느날, Air India 787 사고가 터졌다. 교관은 737와 320,330까지 경험을 해본, 베테랑이였다. 사고원인에 대해 토론을 하던 중, RAT이 나온 것. 그게 신기하다고 말하셨다. 유압 문제일까? 오염된 연료?, 아님 새보타지일지 본인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모든 규정과, 체크리스트는 피로 쓰여졌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크고 작은 사고들이 계속 일어난다. 근데 그 사고들이 학생 조종사의 관점에서도 '이게 어떻게 일어나지?' 라고 믿기지 않을 상황들이 발생한다. 사고조사서를 읽을 때마다 마음 한쪽이 시큰하다. 문제 원인과, 해결방안, 그리고 바뀐 규정들을 보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이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라며 되묻는다.
조금 더 안전한 운항을 위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며 737 교육을 마칠 수 있었다. 737 교육은 비정상상황에 대한 절차가 주로 이루어 졌다. 이륙 결심 속도 전 엔진 페일시, 결심속도 이후 엔진 페일시, 운항 중 엔진 고장(화재), 정상 운항 중 감압 문제, 등등 배웠다. 이 모든 사항들을 대응하려면 항공기가 갖고 있는 시스템, 그리고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알고 있어야 가능했다. 물론 체크리스트 대로 하면 되지 않는가? 라고 묻는다면 틀린건 아니다.
허나 허드슨 강에 불시착한 설리 기장의 사례를 생각해보면, 다르다. 그가 행동한 것은 QRH라고 하는 체크리스트 순서와 상이했다. A320기종을 교육한 것이 아니라, 정확하진 않지만, 내 마음, 자세가 그렇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조종사라는 사람이, 자기가 몰고 있는 비행기의 시스템을 모른다는 것은 내 신념과 어긋난다. 여객기는 나 홀로 운전하는 자동차가 아니지 않는가. 승객들이 조종사를 믿고 타는데, 어? 나 이거 몰라 ㅎ... 라고 한다면 불안해서 탈 수 있겠는가...
그렇게 737 type 시험을 잘 마무리하고 남은 교관과정 시험을 위하여 캘리포니아로 돌아왔다.
핑계지만, 737 요크 당기다가 세스나 요크 당기니, over correction이 너무 심했다. 다시금 적응하는데 3일정도 걸렸다. 그리고 Set take off thrust. 라고 말하며 55kts가 되자마자 요크를 두손으로 당기는 머슬 메모리도. 너무나도 웃겼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매꾸고, PPL과 CPL 부분에 대해 어떻게 가르킬까? 라는 고민을 했다. 학생 때부터 IR 과정을 더 선호하다보니, 아무렴 부족하게 느껴졌다.
시험 당일날에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한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유난히 더웠던 한 주라, 랜딩 할 때 기류가 일정하지 않았다. final인데도 tailwind 불다가, 터치 다운직전 GS를 보면 headwind인 신기한 공항이다. 시험을 잘 마치고, 평가관님에게 그런 칭찬은 처음 들어봤다. "학교가 너 교관으로 채용안하면 손해일 것 같은데?" 마지막 시험이라 립서비스라는 것도 어느정돈 알지만, 그래도 여지껏 달려온 노력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것 같아서 뿌듯하고 기뻤다.
다음은 어떻게 될까? 저비용 항공사를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췄다. 면장전환부터 비행시간, 그리고 제트레이팅까지. 귀국하여 항공사 공채를 준비할지, 교관생활을 할지 고민된다. 둘다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작년부터 해온 이 고민을, 어떤 결정을 내릴지 나와의 대화가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선택이 되었든, 후회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에어 인디아 희생자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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